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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허준의 죽음 관하여... - 1

가진 사람들이 모 거래 틈 없이 모여 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
뉘신 지…….” "저희 대감께서 급히 찾으시니 동행을 해주셔야겠소이다.” | 갑자기 끌려간 곳은 육조에서 당상관 이상의 품계를 가진 사리 여 사는 동네였다. 동네 어귀에는 뭇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다. 그제야 허준은 자신이 어느 정승의 집으로 끌려왔다는 것을 아 었다. 사랑채로 들어선 허준에게 늙은 정승이 허겁지겁 뛰어나와. "허 의원, 워낙 경황이 없는지라 실례가 많소.” 정승은 목이 메 차마 말을 잇지 못했고, 집사로 보이는 사람이 다시 연유를 밝혔다.
“이 댁의 무남독녀인 아씨께서 어제 혼인을 했습죠. 멀쩡하게 천사 바를 잘 치른 신랑 신부에게 해괴한 일이 생겨서…….” |
“이 사람아, 제발 우리 딸과 사위를 좀 살려주시게. 이렇게 죽어버리면 우리 집안은 완전히 망하는 거야.”
온갖 치장이 된 신방에 들어섰을 때 두 사람은 팔베개를 한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있는 정승 부부에게 물었다. "이 집 안에 오래된 측간이 있는지요?" “측간?" | “시간이 없습니다. 따님과 사위를 살리려면 오래된 측간을 찾아야 합 내다.”
다행히 정승 집에는 늙은 머슴들이 사용하던 오래된 측간이 하나 있었다. 허준은 집사와 함께 측간으로 급히 뛰어갔다. "이곳에 무슨 약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똥장군이 어디 있소?" 허준은 측간으로 들어가 똥장군에 인분을 가득 퍼담아 나왔다. 그리고 신방으로 되돌아와 방문을 열고 똥물을 퍼부었다. 모든 사람이 대경실색했고, 정승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 “저 미친놈을 당장 잡아라!” |
신방의 방문을 닫고 나오던 허준은 노한 사람들에게 발길과 주먹질을 당하고는 그 자리에서 폭 고꾸라졌다. "네 이놈, 이것이 무슨 행패냐?" “세상에 이럴 수가, 이 집이 뉘 집이라고 감히 요망한 사술(邪術)을 부리다니…….” 흥분한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허준을 때려죽일 듯하였다.
그러나 허준은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 태연자약했고, 의금부로 압송할 포교들이 오기만 기다리는 죄인 신세가 되었다.
바로 그때였다. 신방 쪽에서 유모가 뛰쳐나왔다. "대감마님, 신방에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빨리……." 다급히 이끄는 유모를 따라 정승과 부인은 다시 신방 쪽으로 갔다. 신 방에서는 역한 구린내가 계속 풍기고 있었다.
'저승길 가시는 아가씨 옷이나 바로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방으로 들어갔습죠. 똥물에 찌든 이불을 들치는 순간 아가씨가 신음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도 일어날 기색이 없어 들어가 보니 자는 듯 죽어 있어서……. 왕실의 굿을 도맡아 한다는 무당까지 불러서 푸닥거리했는데도 깨어나질 못하네.”
두 사람은 이미 이승의 사람이 아니었다. 손목의 촌구 맥(寸口脈)은 미 동조 차 하지 않았고, 눈꺼풀을 열어보니 검은자위도 이미 열려 있었다.
두 사람의 외모나 체형으로 보아서는 남녀 간의 방사(房事)를 심하게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누군가 들어와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목이 솔 린 흔적 같은 외상도 전혀 없었다.
허준은 갑자기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고 방안을 살피던 허준은 급히 신랑 신부의 옷을 풀어헤치고 명치끝과 아랫배를 만져보았다. 아직 실낱같은 온기가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는 걱정스레 바라보고

늘 술에 타서 먹이기도 했다. 부유한 집에서는 통째로 사 신방에 걸어두었다. 정승의 무남독녀 결혼식에도 여기저기에서 사향 선물이 들어왔고, 정승은 모두를 신방에 걸도록 했다. 한 개도 아닌 수십 개의 사향에서 일제히 뿜어내는 향기에 신랑과 신부가 중독되어 죽음 직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인분을 약으로 쓴 까닭은 무엇인가?" | “좋은 향기의 독을 해독하는 방법은 지독한 악취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측간에서 묵은 인분을 퍼서 신방에 퍼부은 것입니다.” 모두가 기발한 치료 방법에 대해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이슬은 불임의 특효약
늘 내셨어요.”
"그럴 리가……. 죽은 사람이 어찌 소리를 내는가, 유모가 호 들은 것은 아닌가?" "마님, 틀림없습니다. 제가 세 번씩이나 확인했는데요.” 그때 난데없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봐라, 밖에 아무도 없느냐!"
분명 그 소리는 어젯밤 말을 타고 이 집으로 들어온 새신랑의 목소리였다. 방문을 열어보니 방금까지 죽은 듯 누워 있던 신랑이 앉아서 정승을 멀뚱멀뚱 쳐다보았고, 신부는 이불로 몸을 가리기에 급급했다. "여보게, 자네가 분명 내 사위 맞는가?" "부인과 저는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는데 갑자기 인분 냄새가 고약하게 나서 불현듯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누가 신방에 이런 짓을 했나요, 아버님?" 분명 숨조차 쉬고 있지 않던 사람이 인분 냄새가 고약하다며 투덜대는 통에 모든 사람은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신혼부부는 조금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정승은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되살아난 부부를 부둥켜안았다. |
허 의원, 내가 아까 자네에게 큰 빚을 졌구먼, 큰 의술을 몰라보고 내가 그만 실수를 했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저 두 사람이 죽었다가 되살아 난 것인가?"
바로 방문 안쪽에 걸어두었던 최 음향인 사향 때문이었지요. 그 향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정승은 그런 말을 처음 듣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을 죽게도 하는가?" 적당히 쓰면 괜찮지만 과용하면 불상사를 일으킵니다." 원래 사향의 냄새는 사람이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최음 작동이 있었다. 그래서 첫날밤을 맞이하는 어색한 신랑 신부에게 사향 가루

허준이 내의원 후학들을 교육하던 어느 날 향약이 몇 가지 필요해서 제자와 함께 길을 떠났다. 약초꾼의 행색을 하고 어느 민가에 도착한 해 준 일행을 수심이 가득한 집주인이 따뜻하게 맞았다. "실례하오만 집안에 무슨 문제라도 있소?"
집주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 5년 전에 아랫마을로 시집을 보낸 딸년이 하나 있는데, 아직 후사가 없어 걱정이 태산 같답니다." | 여자가 시집가서 후손을 낳지 못하면 집안에서 쫓겨나던 시절이었다.
이 일을 알게 된 친정집에서는 늘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1 "며칠간 신세를 진 것도 있으니 제가 한번 보아 드리리다. 명색은 이래도 의술에 대해 조금 아는 것이 있으니……."
다음날
다음날" >있으니……."
다음날
다음날" >있으니……."
다음날
다음날" >있으니......."
다음날 딸이 친정어머니와 함께 허준을 찾아왔다. 수더분한 외모였지 만 걱정이 많아서인지 얼굴에 기미가 끼어 있었다. 진맥 한 후 월경의 상태를 묻자 얼굴을 붉히며 별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따님의 불임은 자궁에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음수(陰數 해서 아기를 잉태할 힘이 모자라기 때문이지요. 처방을 중 드릴 테니 약방에 가서 탕약을 지어 드시오.” “저희는 그만한 돈을 내고 처방을 받을 형편이 못 된답니다.” "그럼 내가 다른 방도를 하나 말해 드릴 테니 그대로 하시겠소?” "지금 무엇을 망설이겠습니까. 잘못하면 소박맞을 처지인데…….” 허준은 딸에게 산 어귀의 풀밭으로 가서 백일 간 이슬을 정성껏 따서 복용하라고 했다. 비방을 일러준 허준은 그다음 날 길을 떠났고, 딸은 날마다 이슬을 따서 정성껏 복용했다. | 일 년 후 허준은 그 마을 근처를 다시 지나게 되었다. 결과가 궁금하기 | 도 했고 인심 좋은 집주인도 만날 겸 그 집을 찾아갔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작년에 오셨던 그 의원님이 아닙니까? 의원님을 찾을 길이 없어 애태우던 중이었습니다. 의원님의 신기한 비방 덕분에 제 딸이 임신해서 오늘 새벽부터 진통이 시작되었습죠. 그런 데 뭐가 문제인지 아기가 잘 나오지 않아요." | 허준이 산실에 들어서니 창백한 얼굴의 산모는 기운이 다했는지 힘을 주라는 산파의 말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 즉시 개울로 가서 돌이 끼를 긁어모아 오시오. 급하오!"
"물속 돌멩이에 낀 이끼 말이죠?" | 허겁지겁 달려나간 집주인은 얼마 뒤 한 움큼의 이끼를 모아 왔고, 허준은 그것을 삶으라고 했다. 또한 수탉 한 마리를 잡아 긴 하나를 뽑아 두었다. 의식을 잃어가던 산모는 입을 벌릴 수 없었기 때문에 돌이 끼를 달인 물도 마실 수 없었다. 그러나 닭의 깃털로 콧구멍을 간지럽히자 신기하게도 기침을 하면서 입을 벌렸다. 이때 약사발을 사모의 입에 들이대고 조금씩 약을 마시게 했다. 의식을 잃은 듯 누워 이
그러나 탈진한 산모는 더 힘을 주지 못했다. 허준은 갑자기 산모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산모의 입속으로 머리카락을 쑤셔 넣었다. “우 왝!” 머리카락을 입에 문 산모는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처럼 발버둥쳤 고 그와 동시에 아기가 바깥으로 밀려 나오며 힘찬 울음을 터뜨렸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 차 있던 집안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다. | 한편 이슬이 불임의 특효약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은 먼 동네의 아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산 어귀의 풀밭으로 몰려가 닥치는 대로 이슬을 따먹었다. 그러나 임신의 기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실망한 여자들 이 아기의 출산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에 허준이 묶고 있는 집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의원님, 저도 좀 도와주세요. 저도 백일 동안 이슬을 모아 마셨는데 왜 임신이 안 되는 거죠?" “아침과 저녁의 이슬 중에서 어떤 것을 드셨어?" “이슬이면 다 좋다고 해서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모아 먹었죠." | 허준은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 “아침이슬은 이른 아침에 생기는 이슬로 햇빛이 비치면 사라져 버리지요. 그러니 뭉친 것을 확 풀어내는 데 약효가 있습니다. 저녁 이슬은 해가 지고 난 후 생기는 것이라 천지의 기운을 모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기를 가지려면 저녁 이슬만 모아 마셔야 하는데, 이 둘을 섞어 마시면 서로 중화되어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난산할 때 물이끼를 약으로 쓴 이유는 무엇입니까?" |
"물이끼를 만져보세요. 아주 미끄럽잖아요? 그러니 이것을 달여 마시면 자궁이 미끌미끌해져서 아기가 당연히 잘 나와야 한지요." | 그 뒤부터 이 마을에서는 저녁마다 희한한 광경이 벌어졌다. 동네는 말할 것도 없고 멀리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자들까지 산어귀의 풀밭
던 산모는 조금씩 의식을 회복하였다. "조금만 더 힘을 줘봐요. 조금만 더!"

의로 몰려가 이슬을 모아 마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였다는 여자들은 또 출산할 때 개울의 이끼를 모아 달여 마 두 가지는 순산을 기원하는 하나의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
방법으로 임신을 하 아 달여 마셨다. 이후 이
곽향 정기 산은 만병통치약
"어허, 곽향정기산 세 첩만 쓰면 되는 것을 가지고…….
곽향 정기 산은 곽향과 차조기를 비롯한 11가지 약재로 구성되는 처방을 글 목이 떨리면서 아픈 감기 초기에만 쓰는 처방이었다. 그러나 환자는 병에 걸린 지 오래되어 다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내막을 알 길이 없는 환자의 어머니는 다짜고짜로 곽향 정기산을 요구했다.
곽향 정기산이란 처방은 이런 병에 쓰는 처방이 아니오. 그저…….” 그러나 죽어가는 아들을 업은 어머니는 막무가내였다. "그거 세 첩만 먹으면 낫는다고 하잖아요. 빨리 지어줘요." | 박 의원은 할 수 없이 곽향 정기산 세 첩을 지어주었다. 환자가 돌아가 자 박 의원은 노인에게 큰소리를 질렀다. | “당신이 의술에 대해 뭐 아는 게 있다고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이오?"
| 한양의 저잣거리에 의술이 뛰어나다고 소문이 나 있던 박 의원이 인어다. 평소와 다름없이 한의원 문을 열던 어느 날 볼품없이 생긴 노인이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점심때가 되어서도 노인은 떠나지 않았다. “칵, 돼!” 박 의원은 땅바닥에 가래침을 뱉어 무언의 시비를 걸었으나 노인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저녁이 되자 노인은 사라졌지만, 다음 날 아침 노인은 다시 와 있었다. | 며칠 동안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노인의 자리는 문 앞에서 안마당의 평상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졌고, 박 의원은 노인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 열흘이 지날 무렵 박 의원은 급히 찾아온 환자의 어머니를 맞았다.
“제 아들이 감기에 걸린 지 오래되었는데 잘 낫지 않아요. 기운이 업| 어서 일어나지도 못하지만 되면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해요.” | | 박 의원은 두말없이 여섯 첩의 한약을 지어주었다. 쌍패탕(雙敗湯)이라는 처방으로 오래된 감기에 주로 쓰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흘 후 환자 | 의 어머니는 다 죽어가는 아들을 업고 다시 왔다. "흠, 감기가 낫지 않았는데 찬 음식을 먹어서 비위가 상했구먼." 다급한 김에 마치 그 병을 잘 아는 것처럼 말했지만, 박 의원은 자신이 없었다. 그때 노인이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를 던졌다.
노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것 참, 큰일이라도 나면 어쩌나." 박 의원의 걱정이 사라지지 않고 있던 다음날 환자의 어머니가 달려왔다. 그 약을 먹자마자 아들이 벌떡 일어나 뛰어논다는 것이었다. 박 의원은 반신반의했다. | 오후에는 돼지고기를 먹던 노인이 급체하여 다 죽게 되었다며 며느리가 뛰어왔다. 박 의원은 습관처럼 실체를 풀어주는 평 위산을 지어주려고 했지만, 그 노인은 또다시 곽향 정기산 두 첩을 말했다. 그 소리를 들은 며느리도 다짜고짜 곽향 정기산을 지어달라고 했다. 화가 난 박 의원은 그 노인에게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처방은 체했을 때 쓰는 처방이 아니고……." 박 의원은 다시 곽향 정기산을 지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체했다던 노인이 멀쩡하게 걸어 들어와 후한 치료비를 내놓자 박 의원은 혼이 빠질 지경이었다.
밤잠을 자지 않는 갓난아기가 왔을 때도 노인은 곽향정기산 두 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