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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보감 탄생의 스토리

바 의원은 마치 자신의 의술을 들추듯 하는 노인의 말에 얼굴을 들지
외쳤고, 박 의원은 또다시 곽향 정기산을 지어줄 수밖에 없었다.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곽향정기산이 어떤 처방인데, 혹시 그 내 한의원을 차지하려고 꾸민 일이 아닐까?'
그러나 물을 길어오던 자신의 부인이 허리를 다쳤을 때, 노인의 마. 노 곽향 정기산을 달여 먹인 뒤 훌훌 털고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당신의 의술 실력이 나날이 늘어가네요. 열흘 이상을 누워 있어야 학
못했다.
그것 같았는데.”
박 의원은 즉시 평상으로 달려가 노인에게 하리 굽혀 인사를 했다. "어르신, 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눈앞에 있는 명의를 몰라 뵈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어르신, 도대체 곽향정기산이 어떤 처방이기에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까? 제가 가진 의서 몇 권을 찾아봤는데 도무지 그런 내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자네는 환자를 책으로 보나? 아니면 눈으로 보나?") 굳게 닫혀 있던 노인의 입에서 뜻밖의 질문이 튀어나왔다. "자네는 환자를 보지 않고 책만 보는 의사더군, 병을 앓는 사람을 똑바로 봐야지 왜 책을 보고 있나? 처방이란 우주의 축소판인 사람을 치료하는 또 다른 하나의 작은 우주일세. 단지 경험한 것을 기록한 의서에 못 든 내용을 수록할 수는 없지.” | 박 의원은 노인에게 신비의 의술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요즘 의사들은 음양만 구별하여 서로 반대되는 약을 쓰고 있다네. 예를 들어 열이 나면 해열제, 위장이 약해서 체하면 소화제, 몸이 차면 열을 내는 발열제 하는 식으로 말이네. 그러나 이것은 음양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것이야. 그렇게 치료하다 보니 열이 나던 환자는 도리어 몸이 냉
지는 병이 생기고, 위장이 약한 사람의 위장은 더욱 약해지지. 결국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병을 만드는 셈이야.”
| “곽향정기산은 비록 감기 초기에 쓰는 처방이지만 음양의 균형을 잡아주는 처방이 아닌가? 음양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병이 생기는 것이니 곽향 정기산으로 균형을 잡아주라고 한 것뿐이네. 음양이 서로 균형을 잡으면 병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겠나.” “어르신의 함자라도 알려주시면……. “지나가는 떠돌이 노인에게 무슨 이름이 있겠나. 다만 며칠 동안 자네 집 평상에 있는 동안은 심심치 않았다네.”
그다음 날부터 노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궁궐의 내의원에서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그 노인이 바로 어의 허준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박 의원은 깜짝 놀랐다.
"전에 대궐에서 벌어졌던 당파싸움 때문에 어이가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웠지. 어의를 시기하는 양반들이 그를 파직하라는 상소를 집단으로 올렸거든. 그래서 시장을 떠돌아다니셨던 거야." | 연유를 알게 된 박 의원은 그 뒤 훌륭한 명의가 되었다. 그리고 늙어 죽을 때쯤 제자들에게 이 일을 말해주었다고 한다.

동의보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첫째는 국란으로 야기된 민심의 혼란을 극복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배상들을 구제하려는 방편으로 『동의보감』을 편찬하였다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보다 의학서의 종류는 많아졌으나 의술은 도리어 쇠퇴하여 새로운 의학서가 필요하였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전란을 겪으면서 왕은 실질적인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간결하고 요약된 의학서의 필요성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의보감의 인쇄와 세계적인 호평
전란 속에서 완성한 동의보감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보배로운 우리나라 의학서'라는 뜻이다. 이 책은 몽골 침략기에 간행된 『팔만대장경』처럼 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하마터면 미완의 책으로 소멸할 뻔한 순간들도 있었다. | 허준은 어떻게 『동의보감』을 저술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신하로서 왕과 맺은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조 29년(1596년)에 왕은 내의원 의관이었던 허준에게 새로운 의학서의 편찬을 지시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수많은 중국 의학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것이며, 둘째는 치료보다 예방에 치중할 것, 그리고 셋째는 일반 백성들도 볼 수 있도록 쉽게 써줄 것 등이었다. | 편 천국이 설치되었다가 정유재란으로 편찬자들이 모두 흩어지자 선조는 허준에게 계속 작업할 것을 지시했다. 왕명을 두 번씩이나 계속 내린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자료가 없이 어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녹날 학자들은 이와 관련하여 세 가지 학설을 내세우고 있다.
광해군 2년(1610년)에 허준은 15년간의 집필 끝에 총 25권의 새로운 의학서 『동의보감』을 왕에게 바쳤다. 이에 광해군이 크게 기뻐하며 허준을 다시 어의로 복직시키고, 책을 인쇄하여 보급하라고 지시하였다. 이
『동의보감』의 인쇄는 원래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에서 각각 1/3씩 나누어서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분량이 방대하고 자칫 사고로 인명을 잃을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내의원 내에 별도의 인쇄 청을 두고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인쇄 장비를 모아서 작업하기로 했다. 3 ) 년 후인 광해군 5년에 최초의 활자본인 『동의보감』이 출간되어 전국 각지로 배포되었다. 이것이 내의원 훈련도감 활자 초간본'이다.
『동의보감』은 출간 즉시 전국 각지의 의사들에게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이 책을 보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의 요청에 따라 초간본을 시작으로 1613년에만 세 번 연속으로 인쇄하였다. 그리고 1659년(충청도), 1754년(경상도), 1820년(전라도)에도 인쇄 보급하였다. 또한 못한 의사들이 직접 손으로 베낀 필사본 또한 계속 만들어져 시중에 유포되었다.
| 이러한 『동의보감』의 인기는 중국과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중국 명이나 라는 『동의보감』이 인쇄되자마자 사신을 보내어 한 질을 구해 갔으나,

에서 새롭게 풀어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질병 치료 방법을 단
나열하던 과거의 의학서 편찬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누구나 활 요한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의학서로 구성하였다. 이 때문에 환자를 치료하면서 여러 의학서를 두루 참고할 시간이 없는 의사들과 자신의 질병을
노 치료하려는 일반 백성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할 수 있었다.
교보
청나라와의 전쟁으로 민간에 보급하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명이나, 하고 청나라가 대륙의 주인이 되었을 때, 중국 의사들은 이 책의 비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조정에 여러 번 건의하였다. 이에 청나라 - 년(1766년)에 궁중 서고에 보관되어 있던 『동의보감』을 꺼내어 모로 인쇄한 후 전국 각지에 보급했다.
중국에서 간행된 『동의보감』의 서문에는 이런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한 줄기 햇빛이 작은 구멍을 통해 들어오기만 해도 어둠이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과 같이, 『동의보감』은 피부 속 깊숙이 감추어진 몸속을 환히 꿰뚫어 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책이다.” 이후에도 중국 각지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계속 간행되었으며, 대만에도 보급되었다. | 일본에서는 현종 3년(1663년)에 사신이 와서 의림 촬요』와 함께 이 책을 구해갔으며 홍보 9년(1724년)에 일본의 경도 서림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일본인 의사 후지하라'는 서문에서 “이 책은 이론이 정밀하고 오류가 없어 생명을 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책으로,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간행된 의학 대백과 사전에는 『동의보감』이 동양에서 간행된 3대 의학 백과사전 중 하나로
우주의 원리로 푸는 몸의 신비, 구경 『동의보감』에서는 인간의 몸을 단순한 기관의 조립체로 보지 않는다. 몸은 정신과 육체로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며, 사회구조와 자연(환경)과의 조화 속에서 완성되는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 따라서 몸의 질병도 자연과 사회의 부조화에서 연유되고, 치료도 이러한 부조화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 구경은 '몸속을 비추는 거울'이란 뜻으로 26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생명 현상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질병 예방법을 서술한 신형(身形)을 비롯하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인 정신(精神)과 기혈(氣血) 등이 맨 앞에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몸의 내부를 구성하는 오장육부(五臟六府)의 구 조와 기능, 몸속의 상태를 알려주는 물질인 대변과 소변 등 내과 질환의 영역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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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되어 있다.
동의보감의 구성
『동의보감』은 목록 2권, 내경(內景) 4권(3~6), 외형(外形) 4권 (7~10), 잡병(雜病) 11권(11~21), 탕액(湯液) 3권(22~24), 침구(鍼灸) 1권(25) 등 총 25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편은 주제별로 세분된 수십 개의 문(門)과 질병별로 세분된 소항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므로 아픈 곳에 해당하는 특정 항목만 찾으면 원인과 처방에 대한 일괄적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특이한 구성은 몸에 대한 해석을 의학적
몸을 부위별로 설명한 외형 외형은 '몸을 구성하는 각 부위'라는 뜻이다. 따라서 몸속을 주로 다룬 구경과 달리 머리, 눈, 코를 비롯하여 피부, 뼈, 항문, 손발에 이르기까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몸 바깥의 부위별 구조와 질병에 관해서 서술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외형을 마치 바깥에서 집안을 살필 수 있는 창문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외형 그 자체는 단 순한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외형에 질병이 생겼을 때는 우선 몸속의 변화를 살펴서 근본을 알아낸 후에 치료해서 완치시킨
다. 눈병이나 귓병이 생겼을 때 진맥을 먼저 한 후에 눈이니 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외형을 보면 몸의 각 부의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후에 눈이나 귀를 살펴볼 모의 각 부위가 몸속과
아 수 있다.
on 막힌 것을 뚫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침이다. 그러나 뜸은 몸속에 차 기운이 뭉쳐 병이 생겼을 때 쑥의 열기로 찬 기운을 몰아내거나 부족한 기운을 보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 전체적으로 볼 때 침구는 내용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이는 『동의보감 편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침구에 달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

인다.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잡병 잡병은 감기, 중풍, 당뇨병 같은 잡다한 질병'을 일컫는다. 앞에, 명한 구경과 외형이 『동의보감』의 총론이라면, 잡병은 실제 질병을 치하는 각론에 해당한다. 특히 당시 사람들이 많이 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20가지 주요 질병에 대한 감별과 치료법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각종 전염병과 응급 질환에 대한 처치법도 수록되어 있다. | 잡병의 마지막에는 '부인'과 '소아에 대한 질병이 별도로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남자에게 없는 부인이나 소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별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O EKOH
한약의 효능과 사용법을 담은 탕액 탕액은 약으로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약초 이외에도 물, 흙, 동물, 물고기, 금속, 곤충에 이르기까지 1,393종의 한약재가 망라되어 있다. 이 중 640종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향약(鄕藥)이다. 탕액의 맨 앞에는 한약재의 채취 시기와 건조법, 가공법, 달이는 법, 복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한약재를 15종으로 분류하는 방법에 따라 개별 약재에 대한 효능과 사용법을 서술하였다. 특히 향약의 경우 한자 안 할 게 명시된 한글 이름은 우리말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침과 뜸의 모든 것을 담은 침구 침구에는 침과 뜸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침과 뜸은 기가 흐르는 통로인 경락을 이용한 치료법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화용 법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흐르던 기가 막혀서 병이 생겨